드디어 VC로부터 투자 의향서(LOI)를 받았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계약서를 받아봤더니 수십 페이지에 영어 약자와 법률 용어가 빽빽합니다. 설레는 마음에 "어디 사인하면 되나요?"라고 묻고 싶지만, 이 계약서에는 사장님의 경영권과 미래 수익을 통째로 갉아먹는 독소조항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서명 전 반드시 변호사와 세무사 두 전문가의 검토를 받아야 합니다.
1. RCPS(상환전환우선주)의 핵심 조항과 위험
한국 VC 투자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RCPS(Redeemable Convertible Preferred Stock)에는 상환권과 전환권이 함께 있습니다. 상환권(Put Option)은 투자자가 일정 기간(보통 5~7년) 후 회사에 투자금과 약정 이자(연 3~5%)를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 회사가 성장했어도 상장이나 M&A를 못 했다면 현금이 없어 도산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상환 청구 기간을 최대한 늦추거나 상환 조건(예: 누적 적자 기업 제외)을 명시하는 협상이 필요합니다. 전환권(Conversion Right)은 투자자가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권리로, 일반적으로 IPO 직전이나 M&A 협상 시 투자자에게 유리한 상황에서 행사됩니다.
2. 반희석 조항, 창업자에게 불리한 방식을 구분하세요
반희석(Anti-dilution) 조항은 이후 라운드에서 주식이 낮은 가격에 발행될 경우 초기 투자자의 전환 가격을 조정해 지분 희석을 보호하는 조항입니다. Full Ratchet(완전 분리) 방식은 다음 라운드 발행가로 전환 가격이 그대로 조정되어 창업자에게 매우 불리하며, Weighted Average(가중 평균) 방식은 신주 발행 수량과 가격을 가중 평균해 조정하므로 상대적으로 덜 불리합니다.
3. SAFE 계약, 장점과 함정을 함께 보세요
SAFE(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는 기업가치 평가 없이 다음 투자 라운드 등 미래 이벤트가 발생할 때 주식으로 전환되는 단순한 계약으로, 절차가 단순하고 자금 조달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다음 라운드의 가격에 따라 지분이 결정되므로 불확실성이 있고, Cap(상한 기업가치)이 낮게 설정되면 창업자의 지분 희석이 예상보다 클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꼭 확인해야 할 독소조항
"OO년까지 상장하지 못하면 투자금을 상환한다"는 IPO 의무 일정 조항이 현실적인지 확인하세요. 우선청산권(Liquidation Preference)은 M&A 시 투자자가 먼저 일정 금액을 가져가고 남은 금액을 창업자가 나누는 조항으로, 배수(1배, 2배)와 참여권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VC의 이사회 자리 요구가 경영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검토하세요.
4. "시장 표준"이라는 말에 그냥 넘어가지 마세요
투자 계약서는 반드시 스타트업 전문 변호사와 세무사 두 명이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VC가 "업계 표준 조건"이라고 제시해도 모든 조항은 협상 가능하며, RCPS의 상환 청구 기간과 이자율은 최우선으로 협상해야 할 항목입니다.
※ 위 내용은 작성일 기준 일반적인 안내입니다. 정확한 사항은 개별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