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으로 물려준 집, 취득세는 누가 낼까 — 유언대용신탁 과세 개편 총정리

성장·투자 · 2026.09.15 ·

고령화 사회에 들어서면서 상속 분쟁을 예방하고 가업을 물려주기 위해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하는 경우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신탁계약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취득세를 낼 수도, 안 낼 수도 있는 허점이 있었습니다. 2026년 지방세제 개편안은 이 허점을 막아, 2027년 1월 1일부터는 계약 형태와 상관없이 실제로 재산을 물려받는 사람에게 취득세·재산세를 매깁니다. 무슨 뜻인지 처음부터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이 글은 3부작 시리즈 2편입니다

같은 2026년 지방세제 개편안 중 재산세 개편, 이행강제금·과태료 강화 편도 함께 확인하세요.

유언대용신탁이 뭔가요

쉽게 말하면 ‘죽고 나면 자동으로 실행되는 유언장’ 같은 금융상품입니다. 아버지(위탁자)가 은행이나 신탁회사와 계약을 맺고 아파트를 맡기면, 살아있는 동안에는 아버지가 계속 그 집에 살거나 임대수익을 받다가, 아버지가 사망하면 미리 정해둔 자녀(사후수익자)에게 집이나 그 처분대금이 자동으로 넘어갑니다(신탁법 제59조). 유언장처럼 상속인끼리 다툴 여지가 적어 최근 활용이 크게 늘었습니다.

비슷한 제도로 수익자연속신탁(신탁법 제60조)이 있습니다. 1차 수익자가 사망하면 그 사람의 수익권이 사라지고, 미리 정해둔 2차 수익자에게 순서대로 수익권이 넘어가도록 짜는 신탁입니다.

지금까지 있었던 문제 — 계약서 쓰기 나름인 세금

대법원은 부동산을 신탁하면 소유권이 완전히 수탁자(신탁회사)에게 넘어간다고 봅니다(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0다70460 판결). 그래서 위탁자가 사망해도 신탁 부동산은 민법상 상속재산에 바로 포함되지 않는 특수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2025년 선고된 대법원 판결(2024누68714)은 사후수익자가 넘겨받는 권리가 ‘부동산 자체를 달라는 권리(원본취득형)’면 취득세를 매길 수 있지만, ‘부동산을 판 돈을 달라는 권리(금전청구형)’에 불과하면 취득세를 매길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신탁계약서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재산을 물려받아도 취득세를 내는 사람과 안 내는 사람이 갈리는 불공평이 생겼습니다.

2027년부터는 이렇게 바뀝니다

권리 형태와 상관없이 ‘부동산 취득’으로 간주

유언대용신탁·수익자연속신탁으로 신탁의 원본이나 수입을 받을 권리를 취득하거나 순서대로 물려받으면, 그 권리가 소유권 형태든 금전청구권 형태든 상관없이 신탁 부동산 자체를 사실상 취득한 것으로 간주해 취득세를 부과합니다(지방세법 개정안 제7조 제17항).

재산세는 실질 수익자가 낸다

매년 6월 1일 기준으로 신탁재산의 실질적인 수익을 실제로 누리는 사람이 재산세를 냅니다(지방세법 개정안 제107조). 수탁자나 위탁자 명의를 앞세워 다주택 종합합산 과세를 피하던 편법도 함께 막힙니다.

주택 수에도 정식으로 포함

신탁재산이 주택이면 수익자의 주택 수에 정식으로 더해집니다. 다만 상속으로 취득한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에는 상속주택 특례(5년간 주택 수 제외)와 일시적 2주택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예시로 보면

아버지가 아파트 한 채를 유언대용신탁에 맡기고, 자신이 사망하면 아들에게 신탁재산이 넘어가도록 계약했다고 해봅시다.

구분2026년까지 (개정 전)2027년부터 (개정 후)
계약을 ‘금전청구권’으로 설계취득세 부과 어려움 (판례상 과세 공백)신탁 부동산 취득으로 간주 → 취득세 과세
계약을 ‘소유권청구권’으로 설계취득세 과세동일하게 취득세 과세
주택 수 산정불명확아들의 주택 수에 정식 가산 (상속특례 별도 적용)
재산세 납세의무자수탁자·위탁자 중심실질 수익자(아들)로 명확화

즉 2026년까지는 계약서를 ‘돈으로 받는 권리’로만 써두면 취득세를 피할 여지가 있었지만, 2027년부터는 어떻게 계약서를 쓰든 아들이 실질적으로 아파트를 물려받는 순간 취득세를 내야 합니다. 만약 아들이 이미 집을 한 채 갖고 있는 다주택자라면, 신탁으로 받는 이 집까지 더해져 최대 8~12%의 다주택 중과 취득세율이 적용될 수 있으니 상속주택 특례 요건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용어 해설

유언대용신탁 — 생전에는 위탁자 본인이 수익을 받고, 사망 후에는 지정된 수익자에게 재산이 자동으로 넘어가도록 하는 신탁(신탁법 제59조).
수익자연속신탁 — 1차 수익자 사망 시 그 수익권이 소멸하고, 순서대로 정해둔 다음 수익자에게 수익권이 넘어가는 신탁(신탁법 제60조).
원본수익자 vs 수입수익자 — 원본수익자는 신탁 종료 시 재산 그 자체를 받는 사람, 수입수익자는 신탁 기간 중 발생하는 임대료·배당금 같은 운용 수익만 받는 사람입니다.
실질과세원칙 — 서류상 명의자와 실제로 이익을 보는 사람이 다르면, 명의가 아니라 실제로 이익을 보는 사람에게 세금을 매긴다는 세법의 대원칙(지방세기본법 제17조).

관련 법령

신탁법 제59조(유언대용신탁), 제60조(수익자연속신탁) — 이번 개편이 과세 대상으로 삼는 신탁 유형의 근거 조문입니다.
상속세및증여세법 제33조(신탁이익의 증여) — 신탁 이익을 받을 권리 취득을 증여·상속으로 의제해 국세를 과세하는 조문으로, 이번 지방세 개편과 과세 시점을 맞췄습니다.
지방세기본법 제17조(실질과세원칙) — 명의와 실질이 다를 때 실질에 따라 과세하도록 한 대원칙 조문입니다.
지방세법 개정안 제7조 제17항(신탁재산 취득 간주 신설), 제107조(재산세 납세의무자) — 이번 개편으로 새로 생기는 조문으로, 아직 국회 통과 전 단계입니다.

※ 아직 ‘개정안’ 단계로, 국회 심의 과정에서 조문 번호·시행일이 바뀔 수 있습니다.

신탁을 준비 중이라면 미리 확인할 것

사후수익자로 지정된 사람이 이미 주택을 보유하고 있나요? (다주택 중과 리스크)
신탁계약서에 재산세·취득세 부담 주체가 명확히 정해져 있나요?
가업승계 목적으로 신탁을 활용 중이라면, 취득세 과세 시점이 바뀌어도 승계 계획이 유효한가요?

신탁 계약을 이미 체결했거나 준비 중이라면, 2027년 개편 전에 계약 내용을 다시 점검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유언대용신탁이 뭔가요?

위탁자(재산을 맡기는 사람)가 금융회사와 신탁계약을 맺어, 살아있는 동안에는 본인이 수익을 받고 사망하면 미리 정해둔 사람에게 재산의 원본이나 수익이 자동으로 넘어가도록 설계하는 신탁상품입니다(신탁법 제59조). 유언장과 비슷한 효과를 내면서도 유언장보다 분쟁 소지가 적어 상속·가업승계 준비에 많이 활용됩니다.

지금까지는 왜 취득세를 안 내는 경우가 있었나요?

대법원은 사후수익자가 신탁계약에 따라 부동산 소유권 자체를 넘겨받는 경우에는 취득세를 부과할 수 있지만, ‘처분대금을 돈으로 받을 권리’만 넘겨받는 경우에는 취득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때문에 신탁계약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취득세를 낼 수도, 안 낼 수도 있는 불공평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2027년부터는 뭐가 달라지나요?

권리의 형태와 상관없이, 유언대용신탁이나 수익자연속신탁으로 신탁의 원본이나 수익을 받을 권리를 취득하면 그 사람이 신탁 부동산 자체를 취득한 것으로 간주해 취득세를 부과합니다. 계약서를 어떻게 쓰든 실질적으로 재산을 물려받는 사람에게 세금을 매기겠다는 것입니다.

재산세는 누가 내게 되나요?

지금까지는 명의자인 수탁자(신탁회사)나 위탁자를 기준으로 과세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개정 후에는 매년 6월 1일 기준으로 신탁재산의 실질적인 수익을 누리는 수익자를 재산세 납세의무자로 명확히 합니다. 수익자가 세금을 못 내면 수탁자가 신탁재산 한도 내에서 대신 낼 물적납세의무를 집니다.

이미 낸 상속세·증여세와 또 이중으로 과세되나요?

아닙니다. 상속세및증여세법 제33조에 따라 신탁 이익을 받을 권리를 취득하면 이미 상속세나 증여세를 냅니다. 개정안은 이 국세 과세 시점과 지방세 취득세 과세 시점을 맞추고, 나중에 신탁이 끝나 수탁자에게서 실제 소유권을 이전등기할 때는 취득세를 비과세해 이중과세를 막습니다.

※ 이 글은 2026년 8월 행정안전부가 국회에 제출한 지방세제 개편안을 바탕으로 작성했으며, 아직 법안 통과·공포 전이라 최종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별 상황은 상담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유언대용신탁 수익자연속신탁 신탁취득세 가업승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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